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가 말한 신은 죽었다(Dieu est mort)는 말 이후로 현대 사회에서 종교(religion)를 믿는 사람의 비율은 과거보다 상당히 줄어들었다. 세계 인구 5명 중의 2명은 본인이 종교(religion)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비율로 따지면 40% 정도가 종교(religion)를 거부하는 셈인데, 선진국 반열에 있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각각 93%, 87% 비율로 종교(religion)인이 아니라고 답했지만, 개발도상국에 속해있는 태국, 방글라데시의 경우는 6%, 7%만이 본인이 종교(religion)인이라고 말한 것처럼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44% 정도만 자신을 종교(religion)인이라고 자각했지만, 이는 세계평균인 63%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신이 죽은 사회에서 인간은 무엇을 믿어야 할까? 니체(Nietzsche)의 말로는 믿음보다도 사람들이 현실의 삶에 충실하고 유토피아(utopia)가 보장된 천국(Heaven)이 거짓된 것을 인식하고 있는 초인(超人)을 소망(所望)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무신론자(atheist)들은 니체(Nietzsche)의 말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철학(philosophy)을 밝혀가면서 종교(religion)는 거짓이라고 주장하였으며,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인간은 미완의 존재(存在)라고 하였든가. 그릇마다 크기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개개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는 법인데, 이를 다른 곳에 담지 않고 한곳에다 부어놓으려고 하니, 넘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었다. 나날이 쌓여가는 부담감을 옮기기에는 신은 이미 죽어서 사용할 수가 없고, 과연 인간이 선택하게 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신이라는 존재가 죽어서 고통을 나눌 수가 없다면 새로운 존재(存在)를 만들면 그만 아닌가? 이는 결국 수천 년 전에 사라졌던 우상(idol)이 다시 한 번 현대에 재림하게 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어학적인 의미가 주는 우상(idol)은 신처럼 숭배(崇拜)의 대상이 되는 물건이나 사람을 뜻한다. 현대의 우상(idol)은 개인 또는 마을 단위로 숭배(崇拜)되던 방식을 떠나 전국적, 세계적으로 세력을 넓혀 광범위한 사람들이 이에 따르게 된다. 그 존재는 다양한 물건,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중매체(mass media)를 통해 빛을 발하게 되는 스타들도 이런 존재(存在)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기획사에서 철저히 계산되고 설정된 상황에서 연출되는데 어느 때는 완벽해 보이지만, 어떨 때는 인간적인 스타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은 신이 내뿜는 아우라(Aura)를 그들한테서 느끼게 된다. 결국, 스타들은 우상의 존재이고 그들을 따르는 팬덤은 신앙인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응원하는 스타가 인기를 얻을 수 있게 인터넷에서 글을 써서 배포하거나, 스타의 모습을 찍어 자신의 집안에 간직하는 등. 스타가 가진 위용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팬들이 수두룩하다. 심지어는 스타의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 축하를 위해 20톤이 넘는 쌀 화환을 보내거나 SNS에서 게임 한정판 CD를 가지고 싶다고 글을 올린 스타를 위해 직접 그것을 구해 전해주는 등 광신도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덜기 위해 누군가를 의지하고 믿는 것이 잘못된 행동은 아니다. 그것은 삶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일 수도 있고, 자신을 지탱하는 주춧돌 역할로서 소임을 다한다면 순기능(順機能)적인 영향도 상당하다고 본다. 하지만 언제나 중요한 것은 그것에 빠지지 않게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한곳에 치우쳐 행동한다면, 그것이 가진 역기능(逆機能)에 쉽게 빠질 수 있고, 오히려 자신의 몸을 해칠 수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IS(Islamic State) 역시 자신들이 하는 반인륜적(反人倫的)인 행동의 기반을 극단적인 이슬람 신앙관으로 두고 있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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