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방귀를 뀌지않았다(240번버스 최종 수정본) - 리뷰맛집(제품,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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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첨삭 / / 2017. 10. 18. 15:14

누구도 방귀를 뀌지않았다(240번버스 최종 수정본)




아 김일성 그 사람이 드디어 죽었다니까. 그러네! , 내가 봤어 그 조선일보에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는구먼.” 198711월 조선일보는 세계최초로 김일성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대한민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 소식이 민족 통일의 염원이 될 것인지 새로운 전쟁의 시발점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이틀 뒤 죽은 김일성이 살아있는 좀비(?)가 되어 몽골 국가원수를 영접하러 나갔다.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없는 오보는 이렇게 생겨났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처럼 오보도 반복되는가. 2014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사건. 올해 9월 일어난 240번 버스 사건 모두 잘못된 보도로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 세월호의 상황은 선체가 바다에 침수되고 있었고 100여 명 밖에 구조 하지 못했다. 언론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전원 구조로 보도했고 이 소식을 믿은 정부 부처와 국민은 안심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달랐다. 240번 버스 사건 역시 팩트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되었다. 버스 운전사 증언을 확보하지 않고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 그대로 보도한 게 새로운 마녀사냥의 불씨가 되어 전국을 들썩이게 했다. 실상은 승객 안전을 위해 당연한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에게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고 만 것이다. 책임 없이 휘두른 펜에 희생자가 된 버스 운전사와 가족은 지금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다.

 


언론이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은 경찰 수사와 비슷하다. 진실을 밝힐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다니고 인내하고 기다린다. 그렇게 얻은 정보는 가공한다. 허위에 가까운 내용은 배제하고 사실에 부합하는 것을 골라 사용한다. 기사는 그렇게 만들어져야 한다. 요즘 기사는 어떠한가. 시의성을 중요시 한 나머지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덜 쏟고 있지는 않은가? 김일성 사망, 세월호, 240번 버스 오보 모두 특종에 눈이 멀어 진실검증을 등한시했다. 시간에 쫓겨 양산된 기사는 보도되지 않은 것만 못했고 오히려 사회적 불안만 부추겼다. 언론은 사회적 판결을 만들어내는 소형화된 재판관과 같다. 기사 내용이 긍정적으로 쓰이면 당사자가 지닌 평판이 급속도로 상승하지만 반대일 경우에는 처참할 정도로 떨어진다. 기자가 쓰는 글에 한 생명이 사라질 수도 있다.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찰도 잘못된 정보로 수사를 교란하면 사과 표시를 명확히 한다. 언론은 어떠한가? 정정 보도 또는 사과 보도라도 내보내는가? 특종 거리를 찾는 데만 혈안이지 잘못을 뉘우치고 진실을 밝히는 데는 아주 소극적으로 행동한다. 사명감이 사라진 기자가 낳은 휴짓조각은 재활용도 안 되는데 말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 피터파커가 좌우명으로 삼은 말이다. 가벼운 행동 하나로 수백 명을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슈퍼 히어로기에, 그들은 이 말을 잊지 않고 실천한다. 우리나라 언론에 가장 중요한 말이기도 하다. 경찰은 임명될 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선서를 한다. 공인(公認)되지 않은 공인(公人)인 기자 역시 이런 선서가 필요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사명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언론인에게 필요한 때이다. 그저 기자가 적어내는 몇 마디가 쉽게 써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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