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필두로 자극적이지 않고 일상에서 힐링되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자극적인 것을 싫어하고 힐링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추천할 만하다. 이 글에서는 힐링책인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고 드는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책 서평 -
행복이란 특별한 게 아니라,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다.
자기계발이 한 참 열풍이며 너도나도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고 각광받을 시기에는 많은 돈을 벌어 부자가 되는 사람이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 주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식 장이 좋지 않고 부동산도 2021년 폭등장에서 거리가 멀어지고 있음에 따라, 사람들은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서인지, 서점에 가보면 힐링과 일상에서 마음을 추스리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힐링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상이 힘드니, 힘든 일상을 위로받을 수 있는 힐링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대 힐링시대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나는 무조건 쉬라고 하는 힐링과 자신의 현재 즐거움을 충족하기 위해 탕진을 불러일으키는 욜로는 극히 싫어한다. 현재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 미래의 불행을 초래한다면, 그 행동은 하지 않는 게 맞다. 지금 좋자고 하는 행동으로 미래가 장기적으로 훼손된다면, 바로 내년에 죽을게 아니고서야 장기적으로 더 큰 불행을 불러온다. 이를 부추기는 힐링책은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가 중요하긴 하지만, 현재의 행복만 중요시 여기는 게 미래의 행복을 불러오는 것이랑 딱 들어지게 맞지는 않는다.
반대로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현재의 건강과 삶을을 잃어가면서 까지 자신을 갈아 넣는 것 또한 싫어한다. 미래란 결국 현재가 있기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바람직한 미래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건강과 삶을 모두 갈아 넣으면서 까지 자기계발한다면, 과연 미래가 찾아왔을 때 자신이 온전히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뭐든 간에 극단적인 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 책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몇 년 전에 한 참 힐링이 유행했을 시기에 나온 힐링 소설과 큰 틀에서 차이는 없다고 느껴진다. 책의 캐릭터들은 매일을 열심히 살았으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달리다 보니 우울감에 빠진 경우가 많았고, 휴남동 서점이란 공간에서 각자의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한다. 책에서 나오는 휴남동 서점이란 가혹한 일상에서 지친 이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에너지를 얻는 공간이다. 그들은 무례한 사회, 인간한테 지쳐 만들어진 서로의 아픔을 다독여준다.
책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은 휴남동 서점이란 공간에서 자신을 되찾고 다시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이건 마치 힐링책이 트렌드된 사회에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에 붐이 들고 난 뒤 자기계발로 트렌드가 바뀐 것과 비슷해 보인다. 즉, 지금 이 불행과 고통이 영원할 것처럼 보여도 삶이란 불행과 행복이 반복되는 법이다. 열심히 살 때도 있고, 잠시 쉬어야 할 때도 있다. 불에 기름이나 연료를 공급하지 않으면 더 이상 타지 않는 것처럼 일상의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타오를 수 없는 일이다.
행복이란 특별한 게 아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같이 있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 마시는 달달한 음료. 취미를 즐기는 순간 등이 행복감을 준다. 일상에서 본인이 느끼는 행복감을 모두 포기하고 앞으로만 달린다면 어느순간 에너지가 모두 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계속 쉬기만 한다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지 못한다. 적절한 휴식과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 이것이야 말로 참된 힐링과 행복을 만들어주는 진리가 아닌가 싶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힐링책으로서 추천할만한 이유는 바쁜 일상에 치여 자신을 잃어버린 주인공들이 결국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는 점이다. 쉰다는 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잠시 자신을 되찾는 행동이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계속 정체된 체 자신을 움츠리고 있는 식의 휴식만 반복해서는 꼬인 인생이 더욱 꼬여간다. 힐링의 뜻이 치유라면, 상처를 치유하고 나서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내게 하는 게 힐링책의 참된 효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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