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였다. 내 자신을 돌아보기 힘든 날이 습관이 되어버린 것은 거울 앞에 비친 내 모습이 싫어 집안의 모든 유리를 덮어놓고 그렇게 내 마음도 같이 덮어지며 마음속 가득한 감정을 쏟아내지 못해 바람이 내 마음을 품고 사람들한테 전해주길 간절히 바래왔다. 누구는 그만하라. 누구는 철이 없다. 하였지만 남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나는 못하였는지라 누군가는 꺼려하고 필요 없다 여기는 일을 나는 끝내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고통을 머금고 또 펜을 잡는다.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너와 나의 길이 엇갈린 것은
오늘도 째깍. 째깍. 흘러가는 시간의 여정에 몸을 맡긴다. 몇 초, 몇 분이 흘렀을까 뇌리에 스치는 기억의 순간들이 가물가물하다. 바닥의 스며드는 물이 기어들어와 내 몸을 침식하는 그 순간이면다시금 찾아올지 모르는 그대를 위해 몇 일, 몇 년이 흘렀을까. 그저 바람만이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