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계좌를 궁핍하게 하는 인플레이션
임금이 올라가는 속도보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올라가는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음식, 전자제품, 커피 전문점 등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 기준 10% 이상 올랐고, 다른 제품들은 더 많이 물가가 상승했다.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은 2가지 요인으로 발생한다. 하나는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서(유동성의 증가)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제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제품의 공급량이 줄고 수요는 유지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제품 가치가 올라가 발생한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2가지 요인이 겹쳐서 발생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경기부양을 위해 세계의 많은 정부들이 지원금을 살포했고, 낮은 금리 정책을 유지해 대출을 늘렸다. 때문에 시장에 엄청나게 많은 돈이 풀려나, 금융상품들의 가격이 상승했고,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는 떨어졌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석유등과 같은 원자재의 유통이 줄어들었고, 심지어 인도에서는 48도에 이르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밀생산량이 50%나 줄었다.
2. 인플레이션보다 더 무서운 스태그플레이션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상태에서, 공급까지 줄어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우리는 이 상황을 교과서에서 배운 적이 있다. 바로 1970년대 오일쇼크로 벌어진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쉽게 말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가 상승은 높아지면서, 경제 성장은 더뎌지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말한다.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만 일어나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다는 의미인데, 경제가 성장한다는 건 작년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서, 더 많은 소득이 생기고 자금 사정이 괜찮아지니 시장에는 더 많은 돈이 풀린다.
때문에, 인플레이션 자체는 조절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스태그플레이션은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서, 물건 가격이 상승하는 걸 막기 위해 돈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공급망의 문제로 인해 계속해서 물가가 올라가는 일이다. 시중에 돈이 거둬들여짐에 따라 설비 투자나, 금융투자는 줄어들어 희망을 먹고사는 스타트업들의 성장세가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즉, 경제는 침체되는데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이다.
3. 인플레이션으로 달라진 주머니 사정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인 거 같아, 나의 생활을 예시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나는 카라멜마끼아또를 좋아해, 가끔 아침에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카라멜마끼아또를 사 먹는 게 얼마 안 되는 행복 중 하나이다. 내가 사 먹는 카라멜마끼아또의 가격은 3,000원인데 최근 들어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가격이 3,500원으로 인상되었다. 3,000원에서 3,500원 인상은 % 로만 보면 약 17% 인상이다. 17% 인상이 어느 정도 인지 체감이 안될 텐데 쉽게 말해 모든 물가 상승을 17%로 가정한다면, 내가 받는 연봉을 3,000만 원으로 가정하고 실제 구매하는 물품의 가격 상승을 감안해봤을 시 실질적 구매력이 2,490만 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오 마이 갓...)
만약 본인이 코로나 때부터 지금까지 연봉이 동결된 직종이거나, 돈을 벌고 있지 않는다면, 실질적으로 임금이 삭감된 경험을 하게 되는 게 물가 상승의 위험이다. 2020년 최저임금으로만 계산해도 그때 당시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은 약 7%가 상승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훨씬 더 커서,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은 소득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공급망은 안정화되고 인플레이션도 줄어든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두려워하던 것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소비자가 같은 경우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인해 한 번 상승하고 나서, 가격이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킨값만 봐도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인해 계속해서 올라간다. 하지만, 올라간 뒤에 물가가 안정된다고 해서 다시 떨어진 걸 본 적이 있는가? 기업은 물가 상승의 압박을 소비자가를 올려 완화시키려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물가가 안정되면 이전보다 더 많은 이윤을 얻는다. 기업은 물가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전략을 일부 취할 수 있는 반면, 노동자는 임금 상승을 기대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나 같은 경우 2020년 첫 사회초년생 생활을 시작하면서 매년 이직을 했고, 이직할 당시마다 약 10% 연봉이 인상되었다. 현재 연봉 기준 약 17%의 물가 상승을 감안해 보면 2020년 대비 실질적으로 늘어난 임금은 약 5%가량이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매년 10% 연봉을 상승시킨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영업이익이 높으면서 인건비 비중이 낮은 IT 플랫폼/게임 기업이나, 고부가가치 제조업 등의 직종 등에 다녀야 한다. 교육업이나, 서비스 직종처럼 인건비 비중이 높은 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인건비 압박 때문에 연봉 상승률이 낮아, 실질적으로 더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노력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현재 물가상승의 원인은 세계적 요인이다. 단순히 우리 정부가 노력한다고 해서, 세계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현재 상황을 보고 정부가 문제다. 사회가 문제다.라고 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받아들이려면 모든 세계 사회가 동일한 생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게 가능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절대 하루아침에 바뀌는 일이 아니다. 외부적인 요인이 바뀌어서 내 삶을 구제하길 바라는 건 리스크가 너무나도 높은 행위이다. 차라리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통제하는 게 가장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고, 내 자산을 지킬 수 있는 합리적 선택이다.
4.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에서 살아남는 방법
그러면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적어도 아래 3개 행동 중 최소 1개라도 하지 않는 이상 내 돈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
1. 소비 줄이기
2. 돈을 더 벌기
3. 물가 상승률 이상 가는 투자 수익내기
이 중에서 사회초년생이 하기 가장 쉬우면서 먼저 해야 하는 건 1번이다. 과거와 똑같은 소비패턴을 유지하면, 내 돈은 더 사라지는 게 인플레이션이다. 따라서, 지출을 한 번 점검해보고 난 뒤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방식으로 긴축재정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1번이 익숙해진 상황에서는 2번과 3번으로 시야를 넓히길 바란다. 2번을 하는 방법은 아래 3가지이다.
1) 투잡 하기 2) 창업하기 3) 연봉을 높이기(이직 포함)
나는 현재 위의 방법 중 3) 번 방식을 통해 임금을 올렸고, 1) 번을 병행하고 있으며 2) 번을 시도하기 위해 공부 중이다.
3번 방식은 가장 어려우면서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야 하는 일이다. 만약 내가 창업 등의 방법을 통해 소득을 엄청나게 늘릴 수 있다면 굳이 3번을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막상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도 배당주, 부동산 등의 방법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자신의 돈을 불리는 재테크 행위를 병행한다. 때문에 어느 정도 재테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서, 3번 방법에 많이들 관심 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언제나 찾아오는 일이며, 떨어지는 게 있으면 올라오는 법도 있다. 환희에 팔고 공포에 사라는 말이 월가의 유명한 명언이듯이, 지금 상황에서도 계속 관심을 두고 재테크에 발을 두고 있어야 기회에 놓치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위의 3가지 방법을 모두 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의 시대에서 자신의 계좌가 점점 비어 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