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취한 짧은글
세상에서 가장 쉬운 말
세상에서 가장 쉬운 말. 책임진다는 말은 쉽다. 누군가와 함께 미래를 꿈꾸거나 사랑을 나누는 와중에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을 보며 우리는 “너를 책임질게”라 말한다. ‘책임’이란 말 참 듣기 쉬운 말이다. 얼굴도 자주 못 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는 말이란 “취직하고 책임지고 갚을 테니까 돈 몇 푼만 주시면 안 될까요?” 혼자 사는 삶이 각박해 반려동물을 데려오고자 할 때 “제가 책임지고 기를게요.” 책임이란 말 너무 쉽게 뱉어진다. 매일 하는 TV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들린다. “책임지고 사퇴하세요.” “책임지고 물러나겠습니다.”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네. 내 입 구멍에서도 조금씩 꿈틀거린다. “책임질게요.” “책임질 수 있습니다.” 사실 못하면서. 불가능하면서. 역마살 낀 놈처럼 이 두 글자..
2018. 10. 4.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