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카드와 애플이 서로 비밀리에 협의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현대카드 측은 근거 없는 루머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관련 루머가 돌고 있는 만큼 애플페이가 과연 한국에 도입될 건지에 대해 한 번 고찰해보고자 한다.
1. 애플페이를 위한 NFC 단말기가 보급되기 시작하다.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NFC 단말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NFC 단말기 보급률은 고작 3%에 불과하다. NFC 단말기를 1대 설치하기 위해서는 15만 원의 비용이 든다. 전국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천억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삼성 페이는 국내에서 MST방식으로 결제된다. MST방식은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기기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통해 신용카드 정보를 자동으로 읽어내 결제되는 방식이다. 반면 NFC 방식은 13.56 MHz 대역의 주파수를 이용해 10cn 이내의 거리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기술이다. 우리가 삼성 페이를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건 전국에 있는 신용카드 단말기가 MST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ST방식이 신용카드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해 보안상 취약한 점이 많다고 지적되는 바 삼성전자도 차세대 스마트폰에서는 삼성 페이 결제 방식을 NFC 방식으로만 도입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글로벌 표준이 NFC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어, 국내에서도 NFC 방식의 단말기가 조금씩 보급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대형 마트 위주로 NFC 방식을 사용할 수 있지만, 올해 초 애플코리아에서 애플페이 관련 직원을 뽑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 애플페이가 도입되는 시기에 NFC 단말기의 도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 국내 아이폰 점유율의 상승
현재 국내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20% 정도이다. 삼성폰을 쓰면서 아이폰으로 건너가지 못하는 이유로 삼성 페이와 음성 녹음을 드는 사람이 많은 만큼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아이폰의 국내 점유율이 지금보다 훨씬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최근 국회에서 전화 음성 녹음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화중 음성 녹음이 위법 사항이라 해외에 판매되는 갤럭시 폰은 전화중 음성 녹음이 가능하지 않다. 만약 이 법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국내에서 갤럭시 폰을 써야 하는 명확한 2가지 이유 중 하나가 사리지는 셈이다.
이 상황에서 애플페이가 도입된다면 국내에서 갤럭시폰을 써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갤럭시폰의 경우 아이폰보다 칩셋 성능이 2년 뒤처진다고 평가될 만큼 성능적으로 문제가 있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아이폰을 선호한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최적화 문제에서도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애플에 비해 갤럭시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실질적으로 갤럭시폰은 1년만 지나도 속도가 초기에 구매했을 때보다 많이 떨어지는 반면, 아이폰은 2년이 지나도 소프트웨어의 속도는 변함이 없다. 최근 갤럭시s22 ultra의 경우는 발열이 너무 심해 gos라는 시스템으로 억지로 칩셋의 성능을 떨궈 발열을 억제한 이슈가 있는 만큼. 하드웨어의 완성도 역시 아이폰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애플 측에서 국내 아이폰 점유율을 올려 매출을 올리는 걸 목표로 한다면, 애플페이 도입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아이폰 판매 대수를 늘리는데 도움 되는 전략일 수 있다.
3. 우리 애플이 달라지고 있어요.
애플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 시장을 소홀히 여겼다. 아이폰의 판매 역시 미국 시장이나 중국시장 같은 1차 출시국이 아니라 1.5차 출시국으로 늦고, 다른 제품의 경우에는 2차 출시국으로 늦으면서 한국 시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쓴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이 한국시장에 진심이라는 말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애플tv가 한국에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업체와 협업해 애플tv독점 콘텐츠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특히나 이번 애플tv에서 한국 콘텐츠 제작자와 협업해 만들어진 파친코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제품 출시 시기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작년에 출시한 애플워치7의 경우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되어 사전예약을 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새로운 애플 스토어 매장이 국내에 오픈한 만큼 애플이 국내 시장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애플페이 수수료인데, 수수료가 없는 삼성 페이에 비해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일정액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하지만, 최근 애플은 다른 국가에서 애플페이의 수수료율을 낮추는 행동을 하고 있어, 한국시장의 아이폰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애플페이 수수료를 낮춰 국내 카드사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동안 국내에서 갤럭시의 점유율이 꾸준한 것을 애플이 알고 있다면, 조금 손해 보더라도 애플페이로 인한 수수료를 받아오는 것이 애플 입장에선 이득인 상황일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가를 인상하는 애플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재고처리가 힘들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요소도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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